성명서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신재생에너지(RE100)의 지산지소(地産地消) 정책과 에너지 기본소득 1조 원에 대한 근거를 밝혀라!

지난 10월 1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1차 전력망 확충위원회는 출범 직후 99개의 송전선과 변전소를 국가 기간전력망 설비로 지정했다. 전력망 확충 특별법 시행 불과 닷새 만의 결정이다. 특히 다수 사업이 경기도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와 직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광주전남특별광역연합 출범을 앞둔 광주전남 시도민들은 심각한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전남도의 반응은 당혹스럽다. 신해남~신장성, 신해남~신강진 구간 123km 송전선과 서해안 HVDC(초고압 직류송전)가 국가망에 포함되자, 김영록 전남지사는 “에너지 자립 체계, 저렴한 전기료, 에너지 기본소득 연 1조 원”을 언급하며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약속이 실현 가능한지, 법적·제도적 근거가 무엇인지 구체적 설명은 전혀 없다.

김영록 전남도지사에게 묻는다.

‘에너지 기본소득 1조 원’의 재원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현행 전력 거래 구조에서 발전 수익은 발전사업자에게 귀속된다. 지역 환류 장치가 없는데, 어떤 방식으로 연 1조 원을 확보할 것인지 밝혀야 한다.

‘저렴한 전기료 혜택’은 어떻게 가능하다는 것인가?

현재 전국 단일 전력 요금제가 적용되는 상황에서, 분산에너지활성화특별법 제18조에 있는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화 제도’를 중앙정부와 협의해서 언제, 어떻게 전남지역에 적용하겠다는 것인지도 밝혀야 한다.

‘AI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은 약정이 확보되었는가?

단순 전력 공급만으로 수도권에 집중된 AI 산업과 반도체 기업을 전남으로 불러올 수 없다. 투자 계약, MOU, 구체적 일자리 수치는 무엇인가?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위 세 가지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해야 한다.

전남의 신재생에너지는 광주와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광주와 함평에 있는 빛그린국가산업단지와 인접해있는 광주 광산구 미래차국가산단도 전남의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야 하고, 민선 8기에 광주전남 시‧도지사가 공약했던 광주전남반도체특화단지는 전남 장성과 광주 첨단3지구를 염두에 두고 추진했으나 지난 정부에서 특화단지 지정을 제외한 바 있다.

현행 전기사업법, 전력망 특별법, 재생에너지법 어디에도 지역 우선 사용, 이익 공유, 주민 참여를 강제하는 조항은 없다. 즉 도민이 체감할 ‘기본소득·전기료 인하·일자리’는 법적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독일은 재생에너지법(EEG)을 통해 발전 이익을 지역 주민과 공유하도록 제도화했다. 우리나라도 독일의 재생에너지법처럼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 전남도는 이런 구조적 장치 없이 환영 입장을 밝힌 것이다. 중앙정부는 ‘지역 에너지 이익 공유법’을 제정하여, 발전·송전 수익의 일정 비율(10~20%)을 지역 발전 기금으로 환류시켜야 한다.

전남의 신재생에너지가 수도권 산업의 종속 변수로 전락하거나 발전사업자와 고압송전선로 관련 사업자의 각축장이 되게 해서는 안된다. 국가 전체적인 차원에서 보더라도 국가균형 발전 정책과 지방분권 정책에 어긋난다. 수도권 반도체 공장 등에 재생에너지 공급원으로써 역할이 주가 되고, 전남은 기존산업단지를 RE100 산단으로 전환하거나 시간이 많이 걸리는 신규 산단 조성에 치중한다면 관련 기업 유치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쉽지 않을 것이다. 타운홀 미팅 때 이재명 대통령이 “산단을 조성하면 기업이 오나요?“라고 왜 반문했는지 되짚어봐야 한다. 이런 상태에서 ‘에너지 기본소득 1조 원’ 약속은 법과 제도로 보장되지 않는 한 허상일 수 밖에 없다.

이에 광주•전남경실련협의회는 전남 신재생에너지의 지산지소 정책은 무엇인지, 에너지 기본소득 1조원 예산은 어디서 나오는지, 법적 근거는 무엇인지, 배분 일정과 계획은 무엇인지 다시한번 물으면서 다음과 같이 전남도와 김영록 전남도지사, 전남도의회에 촉구한다.

첫째, 전남도는 즉각 ‘전력 지역 우선 사용 원칙(지산지소)’과 ‘전력 이익 공유제’를 법·조례에 담을 것을 중앙정부와 협상하라!

둘째,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환영 성명을 조건부 수용 입장으로 전환하라!

셋째, 전남도의회는 ‘지역 에너지 자립 촉진 조례’를 제정하여, 지역이 생산한 전력을 우선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라.

2025. 10. 14.

광주•전남경실련협의회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목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여수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순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